People · Melbourne

Happy Cho

Mudo owner chef · Modern Australian Chef with Korean Soul · Melbourne


맛있는 요리란, 결국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요리다.

A delicious dish is, in the end, one that stays with you — one that was interesting enough to remember.

즐거움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한 날, Mudo가 시작됐다.

The day he decided to return to joy — that was the day Mudo began.

— Happy Cho

Prologue

시작의 씨앗

The seed of it all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을 비운 시간 동안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 처음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지만,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나눠 먹는 그 순간이 즐거웠다. 그 기억이 씨앗이 되었다.

18년 뒤, 그는 멜버른에서 Mudo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의 와규와 한국의 된장, 김, 나물을 한 접시에 담아내는 셰프로. 성공을 좇다가 지쳐버린 어느 날, 다시 즐거움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한 사람으로.

우리는 Mudo 주방에서 그와 마주 앉아, 요리란 무엇인지, 맛있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래 지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01

The Beginning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음식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초등학교 3~4학년 때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제가 만든 음식을 함께 먹기도 했습니다.

"My parents both worked, so my sister and I spent a lot of time at home. I started cooking naturally — and it was genuinely fun. In third or fourth grade, I used to invite friends over and feed them what I'd made."

대단한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것 — 그 단순한 기쁨이 그를 요리사의 길로 이끌었다.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즈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요리사가 되어보면 어눦?'

02

The Signature Dish

Wagyu Sirloin Steak — 한국의 이야기를 담다

호주 사람들이 익숙하게 즐기는 스테이크에 어떻게 한국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만든 요리입니다. 한국의 나물에서 오는 풍미와 김의 감칠맛, 된장의 짭조름한 맛 등을 더해 한국적인 요소를 자연스럽게 담아냈어요.

"Australians love steak. So I asked myself — how do I tell a Korean story through a dish they already know? I layered in the earthiness of namul, the umami of gim, the saltiness of doenjang. The result became something that felt natural rather than forced."

서로 다른 재료와 맛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 그 과정이 쌓여 지금의 Mudo 시그니처 디시가 됐다. 호주의 와규 위에 한국의 맛이 내려앉은 한 접시 — 두 세계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을 찾는 것이 이 요리의 핵심이었다.

03

What "Delicious" Means

맛있다는 것, 재밌다는 것

저에게 '맛있다'라는 말은 어쩌면 '재밌다'라는 말과 가까운 것 같아요. 맛있는 요리는 정말 많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요리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To me, 'delicious' is close in meaning to 'interesting.' There are so many good dishes in the world — but the ones you remember for years? Not many."

그가 추구하는 요리는 강한 맛으로 입을 압도하는 음식이 아니다. 한 입을 먹었을 때 여러 가지 맛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이 조합은 뭐지?"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요리다.

맛있는 요리란, 결국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요리다.

04

The Favourite Ingredient

가장 좋아하는 재료 — 칠리

칠리는 잘 사용하면 매운맛을 중심으로 단맛과 쓴맛 같은 서로 다른 맛을 연결하고, 그 사이에서 좋은 밸런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재료예요. 그래서 저는 칠리가 굉장히 재미있는 식재료라고 생각합니다.

"When used well, chilli connects different flavours — sweet, bitter — around heat, and creates a balance between them. That's why I find it such an interesting ingredient."

한국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하지만, 그의 이유는 더 기술적이다. 칠리는 단순히 맵기 위한 재료가 아니다. 다른 맛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밸런스를 만드는 재료. 그래서 재미있다.

05

Enjoy the Process

가장 큰 깨달음 — 즐긴다는 것

어렸을 때는 무언가를 빨리 끝내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오래 지속하지 못하더라고요. 지금은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내가 이 과정을 즐기면서 갈 수 있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곳에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When I was younger, I thought finishing quickly meant doing something well. But I found I couldn't sustain it. Now I think — if I can enjoy the process, even slowly, I'll eventually arrive where I want to be."

아직 깨닫기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그는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금의 과정을 즐기면서 계속 가는 것.

06

Why Mudo Started

실패보다 힘들었던 것

사회적인 위치나 경제적인 위치 같은 것들을 쫓기 시작했는데 그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어느 순간 생각을 바꿨어요. "내가 정말 재미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I started chasing status and income — and it was exhausting. At some point I changed my thinking: living a life doing what I genuinely enjoy, what I love — that matters more."

그 생각의 전환이 Mudo의 시작이었다. 화려한 브랜드 전략이나 시장 분석이 아니라, 지쳐버린 한 사람이 다시 즐거움으로 돌아오기로 한 결심. 그것이 지금의 Mudo다.

07

What a Great Chef Is

요리는 셋이 완성한다

훌륭한 셰프라면 혼자 요리를 완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팀 멤버들과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손님이 그 요리를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A great chef isn't someone who completes a dish alone. It's someone who makes it together with their team. And ultimately, the guest completes it — the moment they experience it in their own way."

셰프, 팀, 손님. 세 사람이 있어야 하나의 요리가 완성된다. 그에게 요리는 주방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손님이 그 음식을 자신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완성된다.

08

The Mentor

처음 해외에서 만난 사람 — Morgan Marsden

단순히 요리 기술이나 스킬을 가르쳐주신 것보다,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제 가능성을 넓혀주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More than teaching me technique, what I remember most is how he expanded what I thought was possible for me — and opened doors I hadn't seen."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호텔. 그곳에서 처음 해외 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Morgan Marsden이라는 셰프가 있었다. 기술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넓혀준 사람. 그 경험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09

What's Next

앞으로 탐구하고 싶은 요리 — Slow Cooking, Slow Fermentation

특히 불을 이용한 Slow Cooking처럼 시간과 불을 천천히 활용하면서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과 깊이를 끌어내는 조리법을 더 많이 시도해보고 싶어요.

"I want to go deeper into slow cooking with fire — using time and heat gradually to draw out the natural flavour and depth that an ingredient already holds."

빠르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시간을 들이는 것. 그것이 요리에서도, 삶에서도 그가 지금 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10

For Family

18년 만에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누나는 평소에 저한테 "그냥 불고기나 팔아라"라고 농담도 해요. (웃음) 이번에 오신다면 지난 18년 동안 제가 외국에서 얼마나 성장했고, 어떤 요리를 만들어왔는지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My sister jokes, 'Just sell bulgogi.' (laughs) If she comes this time, I want to show her — and the family — how much I've grown over these 18 years, and what I've been making."

한국에 갔을 때 누나에게 요리를 해줬지만, 레스토랑에서 자신이 만들어온 음식을 제대로 보여준 적은 없었다. 호주의 좋은 제철 식재료로, 18년의 시간이 담긴 한 끼를. 그게 이번에 그가 차리고 싶은 식탁이다.

'내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 음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 끼.

This is your table too.

Pull up a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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